[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방송문화진흥회가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승호 사장으로부터 MBC 조직 개편안을 보고 받고 신임 MBC 이사를 임명했다. 하지만 김장겸 전 사장 때 임명된 기존 MBC 이사들이 위로금을 요구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다. MBC 주주총회의 결정 전 까지 구 이사들의 직은 유지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임 MBC 등기 임원(이사)로 선임된 변창립, 조능희, 정형일, 구자중, 김종규, 박태경 등 신임 본부장은 각각 부사장, 기획조정본부장, 보도본부장, 경영본부장, 방송인프라본부장, 디지털사업본부장 등의 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에 새롭게 본부로 승격한 드라마·예능·시사교양·라디오 본부는 임원이 아닌 MBC 직원 자격의 본부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최승호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해 9본부, 20국(실), 5센터 구성된 새로운 MBC조직체계를 보고했다. 김장겸 전 사장의 MBC 조직 체계는 8본부, 31국, 9센터로 구성됐다.

김장겸 전 사장 체제의 MBC 조직도 (관련 화면 캡처)

최승호 사장은 “지난 금요일(8일) 첫 출근한 이후 상황을 파악했는데, 현재 상황은 일을 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며 “주말, 일요일에도 나와 조직 개편안을 부랴부랴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보도와 시사교양 조직을 복원하고, 본부 체계를 완비하는 게 목적”이라며 “프로그램 제작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라디오 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배치해 강력한 지원 체계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최승호 사장은 “시사교양본부가 늘어나 본부가 늘었지만, 국은 기존 31개 국에서 20국으로 줄었다”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조직에 뉴미디어 대응을 위해 디지털사업본부를 두고 뉴미디어 관련 사업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사장은 MBC 이사를 겸하는 임원 후보자에 대한 인선 원칙에 대해 “MBC 공영방송의 명확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우선 고려했다”며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륜과 조직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 인물을 뽑았다”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변창립 부사장 인선에 대해 “뉴미디어 시대 지상파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조직의 상처를 치유하고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과 조정능력을 봤다”고 밝혔다. 또 최승호 사장은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에 “조정능력과 비정규직 처우개선, 외주제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택했다”고 말했고, 정형일 보도본부장에 대해서는 “외압에 맞서 보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13일 방송문화진흥회가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서는 지난 김장겸 사장 체계를 구성했던 MBC 이사들이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어 논란이 됐다.

이진순 이사는 “위로금은 그 분(MBC 이사)들이 국민에게, 시청자들에게 줘야 한다”며 “MBC를 바닥에 떨어뜨린 데 대한 진상규명과 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진순 이사는 “획일적으로 도매금으로 규정할 수 없지만, 개별 이사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부당노동행위와 연관된 이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강욱 이사는 “문제의 원인은 이(MBC 이사)들에게 있다’며 “이사는 임원으로서 회사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 있다’며 “행위 정도나 악의성을 봐서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장겸 전 사장이 추천해 임명됐지만, 사퇴하지 않는 MBC 이사는 김도인, 최기화, 오정환, 이은우, 김성근, 윤동열 등 6명이다. 백종문 부사장은 김장겸 사장 해임 직후 사퇴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MBC 감사 공모 결과를 보고받고,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했다. 지난 7일까지 최종 7명의 후보자가 공모에 응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7명의 후보자 가운데 박영춘, 성경황, 최중억 씨 등을 최종 후보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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