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93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비리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릴레이 발언에 돌입했다.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방통위는 도대체 열흘이 지난 이 순간까지 무엇을 하고 있냐"라며 비리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KBS새노조는 5일 1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BS비리 이사들에 대한 방통위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KBS人 릴레이 발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KBS새노조는 "'릴레이 발언'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시작돼 아나운서 조합원들을 첫 순서로 밤에도 쉬지 않고 비리 이사들에 대한 해임 통보가 이루어질 때까지 매일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비리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릴레이 발언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미디어스)

지난 달 24일 감사원은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사적 유용이 심한 이사들에 대해 방통위가 해임 건의를 포함한 조치에 나설 것을 통보했다.

KBS새노조는 "방통위는 KBS 이사들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누구를 해임해야 할지 결정도 못한 채 행정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며칠 더 지속된다면 KBS 비리이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올해 안에 불가능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감사원이 비위 정도가 심각한 이사에 대해 대통령에게 해임할 것을 주무부처인 방통위에 통보한 지 열흘이 지났다"며 "도대체 방통위는 열흘이 지난 이 순간까지 무엇을 하고 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비리이사들은 국민이 낸 수신료를 쓰고 있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비상근 이사가 KBS 업무용 차량과 관련 직원을 자기 것처럼 쓰고 있다. 버젓이 이런 비리가 자행되고 있는데 방통위는 지금 이 순간도 아무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재호 위원장은 "새노조 2200명 조합원은 오늘부터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들과 시청자들에게 우리의 파업투쟁을 알리고 방통위에 조속한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가 추운 날씨 속에 이런 싸움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 겨울 촛불 국민들에게 KBS의 언론적폐 청산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재호 위원장은 "방통위가 비리이사들을 즉각 해임해줄 것을 촉구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지난 9년의 시절 동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비리이사들을 쫓아내고 KBS를 어떻게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 드릴 것인지 각자의 각오와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새노조 조합원들은 5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24시간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릴레이 발언' 첫 주자로 나선 오언종 KBS아나운서가 발언하고 있다.(미디어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새노조 조합원들이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해서 마음이 참 무거웠다"며 "(KBS새노조가)극한의 투쟁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도 정말 가슴 아프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감사원 결과까지 나왔다. 그동안 KBS조합원들이 똘똘뭉쳐 싸운 결과"라면서 "이 정도면 조합원들은 할 만큼 했다. 방통위에 뭘 더 해줘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김환균 위원장은 "방통위는 이번 주 안에 비리이사들에 대해 해임건의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주를 넘길 이유가 전혀 없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방통위에 저항해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종료 직후 KBS새노조 조합원들은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24시간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릴레이 발언'의 시작은 아나운서 구역 조합원들 주축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첫 주자로 나선 오언종 아나운서는 "많은 조합원들의 성원과 저희를 보고 계신 시민 여러분들의 응원이 있기에 춥지 않다"며 "저희는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계속해서 주장하고 말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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