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YG는 시상식에 있어서 ‘강자’였다. 빅뱅이나 YG의 다른 가수가 수상을 하거나 아니면 빅뱅의 기막힌 퍼포먼스를 통해 시청자와 팬의 넋을 빼놓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올해는 좀 이상하다. 빅뱅이 상과는 인연이 없어져서 이상한 것이 아니라, 빅뱅 외에도 상을 충분히 받을 만한 YG의 가수, 그 가운데서도 특히 위너가 유독 홀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를 보자. 지난 기사 ‘MAMA와 MMA 공정성 논란, 소녀시대와 청하, 위너와 트와이스는 왜 빠졌나?에서 지적한 것처럼 MAMA는 수상 기준으로 위너를 배제했다.

대종상 영화제가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영화인에게는 수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가 명분보다 잃은 게 많았다는 걸 증명했음에도, CJ E&M은 대종상 시상식이 잘못 걸었던 길-수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가수는 수상 자격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그룹 위너 [YG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그 결과 타 시상식이라면 충분히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위너를 수상자에서 배제하고 만다. 위너가 누군가. 트와이스의 ‘KNOCK KNOCK’과 함께 ‘REALLY REALLY’로 음원 폭풍을 일으킨 장본인 아닌가. 올해 상반기 음원 부문에 관심 있는 이라면 위너와 트와이스의 음원 화력에 넋을 잃고 감탄했을 것이다.

그런데 MAMA는 시상식 불참 이유로 위너를 수상자에서 배제한다. 1억 스트리밍에 가까운 ‘음원 빅뱅’의 주인공인 위너가 MAMA에서는 찬밥 신세를 받았으니 YG를 아끼는 팬은 물론이고 MAMA를 보던 시청자 또한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위너를 향한 홀대는 이게 다가 아니다. MAMA 하나였으면 좋았겠지만 ‘멜론 뮤직 어워드’(이하 MMA)에서는 ‘올해의 노래’ 수상 후보조차 오르지 못하고 만다. MAMA에서 당한 홀대가 MMA에서도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MAMA와 MMA는 올해 1억 스트리밍에 가까운 노래를 내놓은 가수 위너를 ‘무관의 제왕’으로 만들어버렸다. 굳이 YG나 위너의 팬이 아니더라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이상한 후보 선정이 아닐 수 없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 Ⓒ연합뉴스

올해는 YG 소속 가수의 활동이 많지 않은 해였다. 양현석 대표만 <믹스나인>에서 ‘열일’할 뿐이지 소속 가수는 정작 대표의 TV 출연 후 두 달 반 동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타 기획사에 비해 유독 활동 주기 사이의 기간이 긴 YG 소속 가수들은 대표의 활동기 동안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이는 작년에 주목 받은 YG의 차세대 걸그룹 유망주 블랙핑크가 고작 신곡 음원 ‘하나’만 낸 대목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올해 YG 소속 가수의 활동이 많지 않은 가운데서 상반기 위너의 두드러진 활약은 MAMA나 MMA에서 수상 자격이 있고도 남았지만 두 수상식은 위너를 잊힌 존재로 만들고 말았다. 1억 스트리밍에 가까운 노래를 부른 가수 위너를 무관의 제왕으로 만들어버린 MAMA와 MMA에 대해 그 어느 누가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