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이사진 업무추진비 유용'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조치 처분을 통보한 감사원에 재심의 청구서를 제출했다. KBS는 감사원이 '이사회 규정'이 아닌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회계 규정'을 이사진에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KBS 경영진이 휴대폰 구매, 개인 식비 등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이사들을 감싸는 모양새다.

KBS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4일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감사 결과를 토대로 KBS사장에 대해 '주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오늘 재심의를 요구하는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KBS는 "비상임인 KBS이사들의 업무추진비 감사가 '이사회 규정'이 아닌 KBS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회계 규정'을 적용해 판단한 것으로 이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는 "구체적인 집행기준이나 방법에 관한 규정은 정한 바 없기 때문에, '현재는 업무추진비에 관한 규율의 공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또 KBS는 "업무추진비의 사적 사용에 대한 판단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KBS 이사들의 업무 범위는 광범위해 직무 관련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파업뉴스팀은 지난 10월 16일 강규형 KBS이사가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애견동호회 회식비, 공연관람 등에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유튜브 캡처)

앞서 감사원은 지난 24일 KBS이사회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감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KBS이사진이 회계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 판단내리고 방통위에 해임건의를 포함한 인사조치를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감사원은 KBS경영진의 수장인 고대영 사장에게 업무추진비 관리와 관련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 보고에 따르면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차기환 이사의 경우 아내에게 휴대폰을 사주거나 개인 식비 등으로 지출했다.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사용한 강규형 이사의 경우 327만원 가량을 카페 이용, 동호회 회식비용, 개인 식비 등으로 지출했다.

이인호 이사장의 경우 사적사용이 의심되는 금액이 2800여만원으로 이사들 중 가장 많았다. 이 이사장은 총 30회에 걸쳐 선물·기념품을 구입하고 113회에 걸쳐 자택 근처에서 식비를 지출했으나 직무관련성을 소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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