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지난 17일 세월호에서 유골이 발견된 것을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공식 사과했다. 유골 은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해수부를 질책했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직접 나서 공식 사과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총리는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총리는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미수습자의 완전한 수습은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의 간절한 염원"이라면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 이후 3년 7개월 동안 진도 팽목항과 목포 신항에서 수습을 기다리며 인고하다가 추가 수습 포기라는 고통스런 결정을 내리고 장례에 임했다"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유골 은폐는 그런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런 일"이라면서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보고할 것이 있으면 하라"는 이 총리의 말에 회의에 참석한 김영춘 장관은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브리핑룸에서 김영춘 장관이 직접 나서 경위를 설명하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김 장관은 "먼저 이번 일로 다시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지난 17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그 동안 선체에서 수거된 반출물 세척과정에서 1차 현장 감식결과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하고도 뒤늦게 선체조사위원회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알리고, 22일에야 국과수에 DNA 감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영춘 장관은 "이와 관련해 해당 책임자를 보직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조사 결과에 다라 해당 관련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춘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전체 수습과정을 돌아보도록 하고 혹시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본 사안과 관련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골 1점을 발견하고도, 세월호 미수습자의 장례식이 끝나는 20일까지 이 같은 사실을 은폐했다. 해수부 소속 김현태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 부단장은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게 "내가 책임질테니 유골 수습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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