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각종 비리 혐의로 자진사퇴한 이석우 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이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자유한국당은 위원장 외에도 디지털정당위원회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엄마부대' 등 극우단체 회원들로 구성했다. 자유한국당은 취약지지층인 20~30대 층과 소통하겠다며 '디지털정당위원회'를 발족했지만 구성부터 취지를 의심케 하는 모양새다.

2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뉴미디어와 디지털시대를 맞아 소통력을 높이고 언론과 포털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한다"며 디지털정당위원회를 위촉했다.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석우 전 이사장은 채용비리·계약비리 등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물러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실시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사결과 ▲신입사원 및 파견직 채용비리 ▲무원칙한 인사 ▲관용차량과 운영비 사적 유용 등의 부적절한 예산집행 등 각종비리가 확인됐다. 당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회는 해임건의안을 방통위에 제출했으나 방통위는 해임이 아닌 면직을 결정해 이 전 이사장이 자진사퇴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석우 전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당시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해임과 면직은 차이가 크다"며 "일단 해임이 되면 징계로써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후 5년 동안 재취업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디지털정당위원회는 위원장 외 구성원 또한 극우단체 회원들로 채워졌다. 31명의 부위원장 명단에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백경숙 전 박사모 서울북부본부장, 이상범 전 박사모 충남본부장, 김찬식 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 본부장 등이 포함됐다. '엄마부대'의 경우 세월호 참사 후 유족들을 비난하고 태극기집회에 앞장섰던 단체다. 최근 검찰은 주옥순 대표를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로 소환하기도 했다.

22일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찬식 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 본부장(왼쪽부터), 백경숙 전 박사모 서울북부본부장, 주옥순 현 엄마부대·MFN 엄마방송 상임대표(사진=연합뉴스)

디지털정당위원회 발족을 비롯해 최근 자유한국당은 취약지지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9일에는 혁신위 주최로 취약지지층인 여성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마초에서 여성으로'라는 토크콘서트를 열었으나 참석한 홍준표 대표, 강효상 의원 등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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