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유력 정치인의 자녀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언론에 알려졌다. 이 정치인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으로, 정 전 의원은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 전 의원은 "피해학생에 대한 2차 피해 우려로 자신이 먼저 사실을 밝힌다"고 말했다.

22일 복수의 언론은 서울 소재 모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유력 정치인의 아들 A군이 2015년 같은 학교 여학생 B양을 불러내 가슴 등 신체부위를 만지는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B양이 사건이 알려지는 걸 꺼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이듬해 A군은 B양의 페이스북에 '가슴을 만지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B양이 경찰서에 신고했고, A군은 강제추행 혐의로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수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의 사과문. (사진=정청래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A군의 아버지는 정청래 전 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9월 22일자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 사회면 기사에 나온 아이는 제 아이"라면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학교 측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전 의원은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피해학생이 2차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전 의원은 "(경찰 신고 후) 제 아이는 자신이 한 일이라는 사실을 바로 밝히고, 피해학생에게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면서 "이에 피해학생과 부모는 취하를 원하며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청래 전 의원은 "하지만 사건 수사와 재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고, 제 아이는 지난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하루 8시간 씩 총 40시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부모교육도 8시간 이행했다"면서 "또한 올해 초 가정법원의 재판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아이교육 40시간, 부모교육 8시간 이수 명령을 추가로 받고 성실하게 교육을 받았다. 이 전체 과정동안 저는 제 아이의 처벌회피를 위한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기사에 제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제가 먼저 사실을 밝히는 것은 변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혹여 추가 취재과정에서 피해학생의 의사에 반해 그 신원이 노출돼 또 다른 상처를 입을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간곡히 도와주시길 부탁드리게 위함"이라면서 "그동안 정치인으로 살아오며 아버지로서의 역할에는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아버지로서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제 아이 역시 잘못을 뉘우치며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청래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도 제 아이도 함께 각별히 노력하겠다"면서 "거듭 피해학생과 학부모님께 깊이 사과드린다. 학교 측에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추후 어떠한 조치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말씀드린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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